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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고석규, 그대는 무엇이오.

by 서울을 번역합니다. 2021. 5. 4.

 

그대는 무엇이오

 

고석규

 

그대는 무엇이오

깜박 잊을 듯한 세상에서

나를 부르는 그대는 무엇이오

가늘게 맺힌 피주름과

부서진 그늘의 웃음조각과

그 모든 하늘도 잊어버려

이름도 없이 곡절도 없이

그대는 어이하여 나를 부르는 것이오

나를 바라보다 우는 것이오

나에게 맡겨오는 것이오

깜박 잊을듯한 세상에서

그 먼 하루 하루의 고개를 지나

그대는 어이하여 나에게 목마른 것이오

나에게 불붙는 것이오

새캄한 칠칠한 벽에 가뭇없이 흐르는

그대는 그대는 무엇이오.

 

 

Who are you?


Who are you?

In a forgettable world.

What are you calling me?

With thin lines of blood.

Broken shaded pieces of laughter.

Forget all that sky.

Without a name, without a twist.

This is why you call me.

You look at me and cry.

I'll leave it to you.

In a forgettable world.

Through the head of every day in the distance.

This is why you're thirsty for me.

It's kindling on me.

Flowing without a drought on a dark, painted wall.

Who are you?

 

시는 다층적이다.

 

서로가 살아온 삶의 질곡과

경험의 진폭도 다르다.

그래서 서로 다르게 해석된다.

 

해석의 다양성.

 

그러나

민주시민 자질의 함양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두고 있는

학교 교육은

5지 선다의 방식으로

시를 읽게 한다.

아니 풀게 한다.

 

우리가 시를 잊은 그대가 되어가는 것은

자유를 하나씩 상실하는 것과 같다.

 

서사는 있고 서정이 없는 시대.

 

그게 바로 21세기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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