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도 법이다.1 최정규, 불량 판결문 - 이유 없고,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판결을 향한 일침 . 사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은 법학에서는 특별한 주장이 아니다. 고대 로마에서 속담처럼 쓰였다는 ‘법은 엄하지만 그래도 법’이라는 격언처럼 이 말은 어느 사회에나 있었다. 법학자들은 “법이 만들어진 이상 그 법에 일정 부분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이 바뀌기 전까지 사회 구성원은 그 법을 존중하고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법적 안정성’이라는 가치로 표현한다. 그런데 법적 안정성이라는 단어를 보면 이런 의문이 든다. ‘잘못된 법 때문에 누리는 어설픈 안정에 안주하기보다는 일시적 불안정을 무릅쓰고라도 잘못된 법을 바꾸는 데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법은 실제로 일어난 구체적 사건에서 상식에 부합하도록 작동해야 하므로 법적 안정성이라는 가치의 훼손에도 불구하고 뜯어고쳐야 한다. 법학자들은 .. 2021. 5. 19. 이전 1 다음